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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촌철의 책,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를 읽고.

작가 ‘오마르'를 전혀 모른다. 
미안하게도 그 이의 음악도 들어 본 적 없다. 요즘말로 듣보잡이랄까....
그런데 읽는 내내 그 사람이 내 앞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글 안에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담아 놨기 때문이리라.
유쾌, 상쾌, 통쾌,속 뚫어주는 사이다.
은근히 웃기는 사람.
속이 깊은 사람.
효자이고 여린 사람.
눈에 슬픔이 있는 사람.
수줍고 조용히 조근조근 말하고 심지가 깊은....
오마르를 만났다.

사방에 내가 뱉었던 말들이 떨어져 있고, 
때때로 움직이려 하면 그 뾰족한 활자 끝에 발이 찔린다.p224

곳곳에 숨어 있는 촌철의 말들,
가슴을 향해 직선을 그리며 날아오는 말들,
덤덤하지만 당시의 슬픔이 느겨지는 아픈 말들..
이것들이 포장마차에 모여 두런두런 거리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중간에 이런 구절이 있었는데 무릎을 탁치며 한참을 웃었다.   

사실 나는 네가 학생이든 옵티머스 프라임이든 아무 관심 없다. p.75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자든, 국회의원이든, 범블비든....그냥 그 자체일 뿐이다. 
상대와 현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은 그대로 선입견이 된다. 
크고 높은 선입견은 ‘꼰대'로 가는 지름길이 된다. 
세상에 꼰대가 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생활 속에서의 프레임이 쌓이고 쌓여 새로운 인격(?)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겨우 주둥이에 풀칠할 만큼 벌면서 말본새는 아주 빌 게이츠 나셨다. p.20

배가 남산만 하게 나온 아저씨가 젊은이들의 타투를 보며 
부모님이 주신 소중한 몸을 어쩌구저쩌구하며 훈수를 두는 건 
여러모로 슬프고 내장지방스러운 일이다. p.64

2,30대에게는 사이다와 용기를 주고 
40대 이상에게는 꼰대로의 길을 걷지 않기 위한 이정표가 되어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대상을 숭배하고 사랑할 때는 
그 사랑에 너무 심취하여 맹목적으로 변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p.44

이렇듯 우리는 각자의 이유로 슬프고 각자의 방식으로 위로 받는다. p.58

 예쁘고 귀한 나의 것이 나의 실수로 사라지면 누구를 원망할 수도, 
핑계를 댈 수도 없다. 
참으로 어쩔도리 없이 오롯하게 슬픈일이다.p.59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는 것들에서 정말로 당연한 건 사실 거의 없다. p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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