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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서커스 나이트를 읽고

 
운명이란 가느다란 실이라도 잡아당겨 확실하게 잇는 법이다. p.10

소설 첫머리부터 명언을 날리는 이 책은 
상실을 경험한 사람들이 치유를 주고 받으며 기대어 살아가는 이야기다.

오래 묻혀 있던 것이 이제 밖으로 나오고 말았다.  p.51

또한 유주얼 서스팩트나, 식스 센스의 반전 없는 정직하고 깨끗한 소설이다. 
시냇물이 흐르는 것을 보고 있는 것처럼 단조롭고 예상대로이다.
하지만 지루하지 않다는 것이 작가의 힘인 것 같다. 오히려  이 책을 읽는 내내 평화롭고 따뜻했다. 
작가 자신도 ‘너그럽고 느긋하게 읽기를 바란다’라고 썼으니 목적에 충실한 소설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너무 익숙해서 관계의 범주에서 소외되는 가족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내가 보지 못했던, 보지 않으려 했던 가족들 사이의  감정, 
이제는 잊혀진, 우리가 가족이 된 이유들....
일상의 소소한 흔적과 되살아나는 기억들을 지나 
이슬비처럼 보슬보슬 마음을 적신다. 
부모님이 나를 보듬어줬던 기억, 
결혼하던 날
아이가 태어나 처음 눈이 마주치던 날,,,
그래 거기에는 마음이 있었지. 
거부할 수 없는, 아니  거부할 틈도 없이 찾아든 감정과 사랑이 있었지. 
맞아,그랬지 하면서 울먹울먹이게 하는 책,
따뜻하고 착한 책,
서커스 나이트.

두 사람 모두 정말 귀엽네. 
언제나 서로를 사랑하고 있네. 언제든 그렇게 생각된다. p.29

지금은 지금이돌아와,지금의 시간으로라면서.
지금의 꽃이 피었으니 지금의 빛을 보라면서.  p.47

이 상쾌하고 파란 하늘아래에서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의 슬픔을 안고 오가고 있다. 
엄청난 일이 있거나 마음속이 다른 생각으로 가득해도 한결같이 살아간다. 
이 세상은 그 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pp.8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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